시와글

코스모스

스타도나 2007. 9. 6. 21:47

 

 

 

 
      ** 코스모스 **
      
                             詩 / 靑松 권규학
             지난해 네가 있던 자리
             그곳에
             올해도 어김없이 가을이 왔다
             사리사리 살살이
             가녀린 옆구리 흔들며
             도로변을 점령한 너
             나약하나 신비로운 모습으로
             우주의 생명력을 담고
             신이 만든 최초의 꽃으로 자리매김한다
             하얀 이마
             빨간 입술
             연분홍 예쁜 얼굴
             꽃술 안에 아픔과 외로움을 묻고
             꽃송이마다 아름다운 미소를 짓네
             새로움에 두려워하기보다는 
             늘 변화하지 않는 자신을 두려워하는
             너, 살살이 꽃이여!
            끊김 없는 마음
             끊어짐 없는 의지
             결코 단절되고 싶지 않은 너
             너는 아직 길들여 지지 않은
             더없이 맑고 청초한 영혼
             내 가슴엔 늘, 네가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