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편지

2007. 9. 29. 02:12시와글

      가을 편지 이효녕 구절초 꽃이 핀 것이 화사하게 웃을 때 세상을 봅니다 꽃잎의 향기가 넘치는 곳에 이름 모를 풀벌레가 울고 울음 끝에 이르면 그리움이 어립니다 소리없이 멀리 가버린 사람이여 떠나간 빈자리가 더 넓어 보이는 것이 내 그리움이 더 깊어진 때문인지요 억새가 너울거리는 그대의 빈자리 위로 나는 한 마리 풀벌레가 되어 울음소리를 보냅니다 하루가 짧게 내려앉은 풀잎 사이 떠도는 그대를 다시 만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머나 먼 하늘만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