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쇼크' 틈타고 살아난 '이광재와 삼성'
2005. 12. 20. 13:17ㆍ카테고리 없음
'황우석 쇼크' 틈타고 살아난 '이광재와 삼성' |
검찰, 삼성채권 '처벌 불가' |
이광재 의원은 불법대선자금 특검, 측근비리 특검, 유전특검에서 무사히 살아났고, 남아있던 한가지 짐이 대선자금으로 받은 삼성채권 문제였다. 그러나 이 마저도 '황우석-노성일' 공방에 국민들의 모든 눈과 귀가 쏠렸던 16일 말끔히 해결되었다. 검찰은 이날 삼성채권 6억원을 받은 이광재 의원에게 공소시효(2000년 5월)가 지났다는 이유로 '처벌 불가' 판결을 내리고 삼성채권 수사를 종결했다. '삼성채권' 문제는 삼성이 지난 2002년 대선을 앞두고(2000년 10월 - 2002년 12월) 이건희 회장 개인 재산으로 사들인 채권 837억원 중 361억1천만원이 정치권으로 들어갔다. 이중 이회창 캠프에는 32억천만원, 노무현 캠프에는 21억원, 김종필 후보에게는 15억4천만원이 각각 제공되었다. 이중 노무현 후보 캠프 자금을 담당했던 기획팀장 이광재의원에게 채권 6억원어치가 건네졌다. 이회창 후보 캠프에는 법률고문 서정우 변호사에게 24억7천만원의 채권을 전달했다. 검찰은 이광재의원과 더불어 이회창 캠프의 서 변호사와 이학수 삼성그룹 부회장, 김인주 삼성구조조정본부 부사장 등 '삼성채권' 관련자 모두 사법처리를 않겠다고 밝혔다. 2002년 대선 이후 2년여의 검찰수사 결과 아무 것도 남지 않고 결국 공소시효를 이유로 '면죄부'를 준 꼴이 되고 말았다. 이광재 15일 소환, 16일 전격 수사종결 검찰은 이 의원이 받은 삼성채권을 돈으로 바꿔준 대학후배 최모씨(40)를 공소시효(2005년 5월) 이전인 지난해 9월에 조사했지만 최씨를 12월 다시 소환조사하고 난 후 이 의원을 소환조사했다. 또 서정우 변호사의 경우도 공소시효가 지난 뒤에 삼성이 추가로 채권을 건네준 사실을 확인했다. 이 때문에 2년넘게 질질 끌어온 검찰 수사가 처음부터 수사의지가 없었던 것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게다가 이광재의원은 "(공소시효가 지난) 이달 초 검찰에 먼저 채권수수 사실을 자진신고 했다"고 밝혀 검찰과 모종의 사전조율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이 의원은 "유전특검이 끝나고 난 뒤 '매사에 분명하게 하는 것이 나중에 옳은 것이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지난 5일쯤 변호사와 상의해 적당한 방법을 통해 검찰에 진상규명을 했다"고 말했다. 이광재 의원이 검찰에 공개소환된 것은 15일 이었고, 바로 다음날 이같은 처벌불가 수사종결을 서둘러 전격 발표해버린 것이다. 이날은 '황우석 쇼크'에 국민들이 혼이 나간 날이어서 2년을 넘게 끌어온 불법대선자금 사건이 얼떨결에 묻혀버리고 말았다. 이 의원 소환으로 '10분의 1, 차떼기' 공방이 잠시 재현되는 듯 했지만 이내 황우석 파문에 묻혀 사라져버렸고, 이 의원과 삼성은 찜찜했던 '묵은 찌꺼기'를 여유있게 말끔히 씻어버렸다. 나라를 뒤흔들었던 각종 대형 비리 사건에서도, 살아있는 권력의 핵심 이광재 의원과 '대통령보다 더 힘센' 삼성은 끄덕없이 살아났고 이번에도 어김없이 살아났다. 삼성의 힘과 권력실세의 힘이 재확인되는 수사 결과다. 이광재 의원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강원도지사로 출마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이번 면죄부는 출마를 앞두고 '산뜻한 주위 정리' 를 한 셈이다. 한편, 검찰이 삼성, 정치실세들의 불법대선자금, 불법도청과 관련된 X파일사건과 삼성채권 등을 이처럼 쉽게 무릎꿇는 것은 '검-경 수사권조정' 문제에 대한 빅딜 가능성도 보고 있다. |
박혜경 기자 (폴리뉴스/(구)e윈컴정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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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시간: 2005-12-18/00:47: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