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9. 30. 18:36ㆍ시와글
성구야~~
이제 훈련 일정도 막바지에 이르렀구나..
야간 행군이 남았는지 모르겠지만 남은 이틀 진짜 정신차리고 잘 마무리 했으면 한다.
네가 힘들어 한 5주 훈련이 지나고 나면 다 아름다운 추억이 되고, 훗날 친구들과 술 마실 때
안주거리로 등장하는 게 군대 얘기이니 젊은 날 고생이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서는 보약이 된다는
사실을 명심하거라.
그리고 자대에 가면 진짜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달아야 하는데
선임병들과의 유대 관계가 그 중 하나란다.
군 생활을 얼마나 보람 있고 무탈하게 보내는 가는 상사를 잘 만나야 하고 선임병과의 관계가 좋아야 한단다.
그러니 자대에 가서는 지시에 잘 따르고 요령 피울 생각 말고, 힘들어도 반발하지 말며
참고 또 참으며 생활하길 바란다.
그리고 주의할 게 있는데 예전과 지금이 똑 같을 수는 없겠지만 아빠가 군에 있을 때는
식사하러 갈 때 식판을 각자 지참하고 식당에 가든지 아니면 식사 당번병이 한꺼번에 가지고가
중대원들에게 나누어 주어 밥을 배식 받게 했었단다,
그리고 식사가 끝나면 각자 먹은 식판을 닦아 후임병에게 주어 한꺼번에 중대로 가져 오게 했는데
이때 갓 자대 배치 받은 신병이 식판을 잃어 버리는 사건이 종종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지…..
아직 얼굴을 모르는 신병 입장에서는 누가 자기 중대원 인지 가물가물 하는 판에
“야! 다 닦았냐? 이건 내가 가지고 갈 테니 나머지는 네가 가지고 올라 와라~~~” 하며 가져 갔는데
사실은 다른 중대에서 부족한 식판을 채우려 남의 중대 신병에게 접근하여 일을 벌인 것이지….
우리 부대에서도 그런 사건이 한번 발생했었는데 식판이 전부 없어져 다음 식사를 못하게 되자
다른 중대의 웃음거리가 되고 고참병들은 후임병들이 군기가 빠져 그런 일이 벌어졌다고 얼차려 실시하고….
그래서 중고참부터 신병까지 전부 기합 받고 난리를 당한 적이 있었지…
군대에 가면 다들 도둑놈이 된다는 얘기가 있단다.
하지만 그 게 생존을 위한 훈련이라는 사실도 알아야 하고 그런 일을 안 당하려면 매사 조심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란다.
그리고 마른 빨래를 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 게 무엇인가 하면 자신은 빨래를 안 하면서 남의 세탁물을
훔쳐 입는 사람이 있다는 얘기란다.
같은 중대 내에서도 발생하지만 타 중대 것을 훔쳐 입는 군인이 있어 휴일 날 세탁물 보초(또는 당번)를
두어 널어 놓은 세탁물을 안 잃어 버리려고 노력들을 하지…
하지만 순간의 방심을 이용하여 훔쳐가는 만큼 항상 세탁물 도둑이 이기게 되어 있단다…
요즘의 군대가 아빠가 근무하던 시절과는 많은 차이가 있겠지만 그런 유사한 사건은 시대가 흘러도 변함이
없는 것인 만큼 너도 자대에 가면 신중하게 처신하길 바란다.
이제 내일 하루 더 훈련을 받으면 10월2일 날 훈련소 퇴소를 하게 될 텐데 면회가 될지 모르겠구나.
아빠가 시간을 내어 찾아가 보마…
부디 몸조심 하거라~~
2008년 9월 30일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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