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인연

2007. 3. 9. 10:09아름다운 글들



      인연이라는 것에 대하여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인연이란 잠자리 날개가 바위에 스쳐 바위가 눈꽃처럼 하이얀 가루가 될 즈음
      그때서야 한 번 찾아오는 것이라고
      그것이 인연이라고 누군가 그랬습니다

      등나무 그늘에 누워 같은 하루를 바라보는 저 연인에게도
      분명, 우리가 다 알지 못할 눈물겨운 기다림이 있었다는 사실을

      그렇기에 겨울꽃보다 더 아름답고,
      사람 안에 또 한 사람을 잉태할 수 있게 함이
      그것이 사람의 인연이라고 누군가 그랬습니다

      나무와 구름 사이 바다와 섬 사이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수 천 수 만 번의 애닯고 쓰라린
      잠자리 날개짓이 숨쉬고 있음을 누군가 그랬습니다

      인연은 서리처럼 겨울담장을 조용히 넘어오기에
      한 겨울에도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 놓아야 한다고

      누군가 그랬습니다



      詩/ 김현태







출처 :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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